[보도] 문선명 총재 아내 한학자 여사 인터뷰

문선명 총재의 아내이자 세계평화여성연합의 대표인 한학자 총재. 지난 2월 5일 한 총재의 회갑기념 '세계평화정상회의'에는 레흐 바웬사 전 폴란드 대통령, 압두라만 와히드 전 인도네시아 대통령을 비롯, 베티 윌리엄스와 라모스 헤르타(노벨수상자) 등 세계 정상급 리더 150여 명이 한국을 방문했다.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잘 알려져 있다는 한 총재, 그녀의 삶을 따라가 봤다.

"13명의 아이 낳아 기르며 문선명 아내로서
살아온 나의 42년"

국내 언론에 별로 드러나지 않았던 한학자(60) 총재는 그동안 해외에서 많은 활약을 해왔다. 동양여성으로는 최초로 유엔총회장, 미국 국회의사당, 중국의 인민대회당 등 세계 중심부에서 '세계 평화와 여성의 역할'이란 주제로 강연했고 구 소련의 고르바초프 대통령·북한의 김일성 주석을 만나기도 했다.

1960년 23세 연상인 문선명(83) 총재와 결혼한 지 이제 무려 42년. 종교지도자의 아내이자 13명 자녀의 어머니로 살아온 60년은 많은 이들의 모범이 되어왔다. 황선조(48)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한국회장은 "많은 오해와 종교적인 박해 속에서도 평화를 실현하겠다는 하나의 목적으로 살아온 분"이라고 말했다.

고르바초프, 김일성 주석 등과 만남 갖기도

  1991년 12월 김일성 당시 주석을
  만나 기념촬영

한학자 총재는 1년 중 4분의 3은 외국에 나가 있다. 미국과 한국을 근거지로 세계 185개국에서 종교활동을 펼치고 있다. 뿐만아니라 자원봉사단체인 '애원'을 통해 아프리카를 비롯한 전 세계 난민촌에 대한 구호활동도 벌인다.

황선조 회장은 "한학자 총재는 그동안 도덕성 회복운동, 순결 참가정운동을 국제적으로 전개해 왔다"고 설명했다.

"지난 1992년 7월 미 국회에서 초청 받아서 강연을 했는데 '미국이 정말 세계 중심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경제력이나 군사력이 아니라 도덕과 윤리 면에서 건강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과거의 로마처럼 무너질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이것이 동기가 되어 국회의원이 '가정회복의 날'을 정하자는 의견을 일치, 7월 네 번째 일요일을 부모의 날'로 제정했습니다.

특히 외국 유명 인사들과의 다각적인 교류는 무척 활발하다. 90년 4월에는 고르바초프 구 소련 대통령과 영부인 라이사 여사를 만났고, 91년에는 남북관계가 극히 냉랭해진 가운데 북한을 전격 방문해 김일성 당시 주석을 만나 남북교류에 대한 회담을 하기도 했다. 지난 94년과 95년에는 한-일 역사관계를 풀기 위해 각각 16만 쌍의 한-일 여성자매결연, 8,000쌍의 미-일 여성 자매결연을 성사시켰다.

한 총재는 이렇게 문화예술활동(리틀엔젤스예술회관, 선화예고, 유니버설발레단 등), 교육사업(선문대학), 언론사업(세계일보, 워싱턴타임즈, UPI 등), 대북사업을 해나가고 있는 이유가 바로 '이 땅에서 평화를 실천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이렇게 수많은 사업을 하는 이유가 뭘까요? 돈 때문이 아닙니다. 지금 세상은 인종 갈등, 문명 충돌, 종교간 갈등이 더 심해지지 않았습니까? 종교가 사회적인 병을 고쳐야 하는데 고치지 못하고 있어요. 그래서 우리는 종교만이 아닌 다양한 사업을 통해 이 땅에서 평화를 이루고 싶은 겁니다."

한 총재는 "평화를 위해서는 당파성을 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많은 사람이 종교를 갖는 이유를 죽어서 천당에 가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하지만 살아서 천국의 맛을 보지 못한 사람이 어떻게 천국에서 제대로 할 수 있겠습니까. 진정한 종교의 역할은 이 땅에 원래 하나님이 바라던 이상세계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겁니다. 이를 위해 모든 종교인들이 서로 마음을 모아야 합니다. 타종교를 배척할 것이 아니라 서로 포용하고 이해해야죠."

13명의 자녀 중 하버드생만 4명

 한학자 총재의 일본순회 강연 때 동행했던 부시 전 미국대통령과 함께.

 2000년 2월 문선명 총재의 팔순을 기념, 벨라루시의 대통령 부부가 방한해 축하기념패를 전달했다.

 고르바초프 구 소련 대통령과 라이사 여사와 함께.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한학자 총재의 개인적인 삶은 어떨까. 그녀는 평북 안주 출신이다. 1960년 문선명 총재와 결혼한 후 몸소 출산해 키운 자녀만 해도 딸 6명, 아들 7명으로 13명이다.

"문선명 총재는 어떤 분이냐"는 질문에 한 총재는 "하나님밖에 모르는 분"이라고 답했다.

"하루에 2시간 남짓 주무시면서 기도를 드리는 분입니다. 원리에 어긋나면 누구나 용서가 없을 정도로 엄격하게 하시지만, 인간적으로는 누구보다 다정다감합니다."

종교 지도자의 아내로서 내조가 궁금했다. 특히 가정을 중요시하다보니 한 총재는 언제 어디에서든 문선명 총재와 함께 해야 했다. 해산한 지 며칠 안 된 몸으로 공식행사에 나서야 할 때도 있었다.

"100% 노출된 생활입니다. 새벽 5시부터 밤 12시까지 공인으로서 생활하지요. 그러다보니 자녀들 얼굴 보기가 어려울 때도 많았습니다. 외국에 자주 나가 있을 때도 많았는데 그럴 때면 편지를 자주 썼습니다."

황선조 회장은 "문 총재의 리더십은 햇빛 유형이라면, 한 총재의 리더십은 달빛 유형"이라며 "침묵으로, 기다림으로 감동을 주는 분으로, 늘 외부식구들을 보살피고 어루만지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자녀들은 현재 장성해 막내만이 대학에 다니고 있다. 13명의 자녀들 중 4명이 하버드대를 졸업할 정도로, 각 방면에 재주가 많다. 문화예술 분야, 경영 분야, 스포츠 분야 등에서 나름대로 일을 해오고 있다.

한학자 총재는 자녀교육에 있어서 '외유내강형'의 모습을 보였다.

"부드러울 때는 부드럽지만 원칙을 어길 때는 무척 엄했습니다. 일요일 새벽 5시에 모든 가족이 모여 기도의식을 갖는데, 그때면 아이들은 물론 생후 40일이 지난 손자까지도 참석해야 합니다. 정도에 어긋나면 아주 엄하게 교육했습니다."

측근에 따르면 한총재는 생활 면에서도 무척 검소하고 소탈하다고 한다. 아랫사람들과 스스럼없이 저녁식사도 함께 하고, 정이 많아 자신의 손에 들어온 물건은 뭐든지 다른 사람에게 나눠줘 버린다고. 심지어 결혼반지도 누구에겐가 줬을 정도라고 한다.

  한학자 총재는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많은 나라에서 강연을 했다. 사진은 지난   1993년 UN본부의 초청을 받아 UN 총회장에서 강연하고 있는 한총재의 모습.

세계 평화는 가정 평화부터

한학자 총재는 통일교의 역할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아직도 부정적인 인식이 있는 이유에 대해 "이해의 부족 때문"이라고 못박았다.

"초창기부터 많은 핍박을 받았는데 그 핍박 가운데는 많은 부분이 사실과 왜곡되어 있습니다. 그것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었을 때 진실인 줄만 믿은 경우가 많이 있을 겁니다. 무엇보다 안타까운 것은 아직도 사실을 사실대로 믿으려 하지 않는 편견이 존재한다는 사실입니다. 각자 끼고 있는 색안경을 벗어버리면 좋겠습니다."

지난 2000년 UN본부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세계 NGO연합으로부터 '만국평화상'을 수상하기도 한 한학자 총재는 앞으로도 "평화세계를 위해 힘닿는 대로 노력할 것"이라고 한다.

"저희는 처음부터 국제합동결혼식에서 부부가 공동 주례를 서 왔습니다. 1960년에 36쌍을 시작으로 2002년에는 4억쌍이 결혼식을 치렀습니다. 저는 사회의 기본인 가정에서 평화를 이룬다면 세계 평화는 멀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부부가 서로 위해주는 마음이 없게되면 쉽게 헤어집니다. 남편은 아내를, 아내는 남편을 자신 이상으로 사랑해주고 이해해주어야 합니다. 인간은 자기 자신을 위해 태어난 존재가 아니라 남을 위해 태어난 존재이기에 그렇습니다. 남편을 통해서, 아내를 통해서 내가 완성되어간다고 생각하고 서로 상호보완적 관계라는 것을 잊으면 안 됩니다."

 올해 초 한학자 총재의 회갑기념으로 찍은 가족 사진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에서는 회갑기념으로 전국 3,000여 읍·면·동에서 불우이웃 돕기를 포함한 평화강연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한다. 단순히 종교지도자의 아내로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 여성지도자로서 많은 역할을 해온 한학자 총재. 앞으로 더 큰 활동이 기대된다.

 

[출처 - 월간 여성조선 2003. 3월호]